한국에서 가장 값비싼 생선회, 줄가자미 (이시가리)

지인의 소개로 ‘줄가자미’에 대하여 알게 되었는데 이번 설 연휴 강원도 풀빌라로 여행 가면서 먹어볼 기회가 생겼다.

장사항
강원 속초시 장사항해안길 58

1층 수산시장에서 횟감을 고르면 2층 식당으로 가져다 준다. 식당은 상차림 비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줄가자미’에 대해서 알아보자!

해마다 12월 ~ 3월 까지 줄가자미(이시가리)가 전국의 미식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한다.

도심지의 웬만한 횟집에서는 보기 어렵고 수산시장 혹은 자연산 활어를 전문의 취급하는 고급 일식집이나 산지의 수산시장은 돼야 겨우 구경할 수 있는 횟감이다.

이시가리는 잘못된 명칭으로 ‘줄가자미’로 부르는게 옳다.

그러나 현실은 ‘줄가자미’라고 말하면 못 알아듣는 상인이 많다. 그만큼 ‘이시가리’가 표준명을 제치고 생선 명칭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이다. 표준명을 정하는 일도 상당수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줄가자미’를 인식하려면 몸에 줄이 나 있어야 할 것인데 실제 ‘줄가자미’의 특징이 ‘줄’ 이라고 할 만큼의 신체적 특징이 없다. 떨어지는 관련성 때문에 표준명이 헷갈리고 찬밥신세를 지게 된 것 같다.

‘줄가자미’는 어떤 횟감인가?

‘줄가자미’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연안에 서식하는 가자미과 중에서 ‘노랑가자미’, ‘범가자미’와 함께 최고급에 속하는 어종이다. 표준명은 ‘줄가자미’이며, 방언은 ‘이시가리’, ‘돌도다리’, ‘돌가자미’, ‘옴도다리’, ‘꺼칠가자미’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이 중 ‘이시가리’는 속칭이며, ‘돌도다리’나 ‘돌가자미’는 다른 어종을 지칭하므로 ‘줄가자미’의 방언으로 쓰기는 어렵다. ‘줄가자미’의 일본명은 ‘사메가레이’이다. 사메는 ‘상어’이고 가레이는 ‘가자미’란 뜻에서 ‘상어가자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일본 일부 지역에서 이시 ‘돌’ ‘가레이(가자미)’, 즉 ‘이시가레이(돌가자미)’로 잘못 불리면서 그것이 한국으로 건너와 부르기 편하게 ‘이시가리’로 줄임 말이 된 것이지 ‘이시가리’란 명칭은 애초부터 없었다.

‘줄가자미’는 한국에서 가장 비싼 횟감

우리나라에서 ‘다금바리’보다 더 비싼 횟감을 꼽으라면 ‘줄가자미’와 흑산도 ‘홍어’뿐이다. ‘줄가자미’는 1㎏당 8~10만원 선이며, 마리당 1㎏은 넘어야 제값을 쳐준다. 간혹 1㎏당 6만원 정도의 ‘줄가자미’가 시장에 많이 나도는데 마리당 1㎏이 안되는 하품이다. 부요리(쓰끼다시)까지 한 상 가득 내오는 ‘줄가자미’ 회코스는 4인 기준 25~30만원 정도 하니, 확실히 제주 ‘다금바리’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다.

‘줄가자미’ 회 한점의 가격은 약 5,000원 전후. 그러니까 한참 가격이 올랐을 때는 1㎏ 약간 넘는게 35만원 까지 갔었고 적게 나와도 25만원, 이는 2~3명이 부 요리를 포함해 줄가자미 한 상을 즐길 수 있는 가격으로 ‘다금바리’와 ‘붉바리’보다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니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비싼 생선회인 것이다.

‘줄가자미’ 특징은?

‘줄가자미’는 몸 전체에 딱딱한 돌기가 나 있는 모습이 마치 엠보싱 같다. 이는 매우 단단하여 칼로 껍질을 분리해내기 까다로운 횟감으로 분류된다. ‘줄가자미’는 수심 150m 이하의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어로 항상 수요보다 어획량이 부족해 공급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맛은 특유의 씹히는 식감에 지방의 고소한 맛이 극도에 달한다. 겨울이 제철이며 12월 부터 3월까지 한정적으로 맛볼 수 있으며 희소가치까지 더해 몸값이 상당하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류’의 표현을 빌리자면,

뼈째썰기(세꼬시)가 혀 위에서 미끄러져 목구멍 속으로 증발했다.
안타까웠으나 황홀했다. 사라졌는데, 머리 속에서 몸속에서 붉은 꽃이 피어나는 듯 했다.
“아니 이런 맛이…”
말은 거기서 멈추고 더 이상의 표현은 끊어졌다. 관능 그 자체였다.
“이제 더 이상 다른 회는 먹지 못할 것 같다”

이토록 ‘줄가자미’가 다른 가자미보다 맛이 좋은 이유는 깊은 심해에서 자란 탓에 일반 가자미류 보다 지방이 풍부하고 씹힘의 질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줄가자미’와 헷갈리는 어종

신문, 잡지, 방송에서 ‘줄가자미’를 ‘돌가자미’로 잘못 표기하고 횟집에서도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표기는 소비자의 오해를 부르고 상거래시 혼란을 준다.

‘줄가자미’와 ‘돌가자미’는 종류도 다르고 맛과, 특히 가격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일부 횟집에서 악의적으로 속여서 판매할 우려도 있고, 잘못된 정보를 양산할 수도 있으므로 시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줄가자미’와 관련해 가장 빈번히 혼용해서 불리는 어종을 들라면 ‘돌가자미’가 있다. ‘돌가자미’는 물집처럼 생긴 돌기가 특징이다. 이 둘의 단가 차이는 1㎏당 두 배 이상 나기도 한다.

중국산 양식 돌가자미

지금은 보기 힘들다고 하지만, 한때 중국산 양식 ‘돌가자미’가 횟집 수조의 주축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봄이 되면 ‘봄 도다리’ 행세를 한 녀석들이다. 엄밀히 말하면 ‘돌가자미’도 많고 많은 도다리 종류 중 하나일 뿐이지만, 방송에 알려진 것처럼 봄이 제철은 아니니 이를 먹는 사람들은 ‘봄도다리’를 먹은 것과 무관하다.

사진의 ‘돌가자미’는 초록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돌기와 흰색 반점이 특징이다.

동해산 돌가자미
서해산 돌가자미

같은 ‘돌가자미’도 동해산이냐 서해산이냐 혹은 중국 양식산 이냐에 따라 채색이 다르다.

서해산 ‘돌가자미’ 역시 커다란 물집과 흰 반점이 있는 건 여느 ‘돌가자미’와 같다. 다만, 동해산의 복잡한 돌무늬 대신 서해의 갯뻘 색을 갖고 있어 ‘돌가자미’의 서식 환경을 짐작케 한다. 참고로 돌가자미는 다른 가자미와 달리 비늘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강도다리

유사어종을 꼽자면 ‘강도다리’가 있다. 이는 ‘줄가자미’의 특징인 딱딱한 돌기 때문인데 이와 비슷한 돌기가 ‘강도다리’에도 있다. 사진만 놓고보면 이 둘의 모양새가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강도다리’는 ‘줄가자미’와 다르게 지느러미에 범무늬가 있어서 쉽게 구별된다.

줄가자미 무안부

‘가자미’나 ‘광어’는 눈이 있는 면이 유안부, 눈이 없는 배 부분을 무안부라 부른다. 배를 뒤집으면 ‘돌가자미’는 여타 가자미처럼 흰색을 띄지만, ‘줄가자미’는 잿빛이 감도는 회색이다. 이것도 어린 개체에서는 안보이나 성어가 되면서 점차 색이 변한다.

‘줄가지미’회를 뜬 것으로 다른 가지미 회와 구별할 수 있다. 지방이 많으며 특히 뱃살 쪽은 전반적으로 핑크빛이 감돌아 핏기가 있는것 처럼 보인다.

맛은?

사실 비싼횟감이기도 하고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도, 먹어본적도 없는 생선이라서 기대감이 컸다.

우선 식감은 어느 정도 쫄깃하였다. 하지만 무작정 쫄깃하지는 않고 많은 지방 덕분에 몇 번 씹다가 보면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그리고 지방의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사실 지방 때문에 약간은 느끼한 맛도 느껴지지만 고소한 맛 때문에 충분히 가려진다고 생각된다.

아직 못먹어본 회가 많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 기준으로 가이 최고의 생선회가 아닐까 싶다..

총평 및 비용

  1. ‘이시가리’는 ‘줄가자미’를 뜻하는 속칭이다. ‘이시가리’보다 ‘줄가자미’ 사용을 권한다.
  2. ‘줄가자미’는 ‘돌가자미’와 다른 어종이다.
  3. ‘줄가자미’는 ‘돌가자미’와 가격차이가 2~3배 난다. 제값주고 ‘돌가자미’를 먹으면 바가지를 당한 것과 같다.
  4. ‘줄가자미’가 맛있는 횟감이기에는 분명하나 20~30만원 주고 먹기에는, 이 겨울에 다른 맛있는 횟감도 얼마든지 있다!!!
  1. 줄가자미 1㎏ 10만원
  2. 오징어회 1만원
  3. 가리비찜 1만원
  4. 쌈야체 5천원
  5. 모듬튀김 1.2만원
  6. 매운탕 3천원 * 2인 = 6천원
  7. 상차림 2천원 * 2인 = 4천원

총: 14.7만원

이 계절, ‘줄가자미’를 찾는 미식가들에게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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